신장 위구르 자치구가 위치한 지역은 역사적으로, 또 근래에 들어서도 분쟁이 발생하는 지역입니다.
 티벳 지역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한족은 이 지역을 통치한 역사가 없지요. 역사적으로 한(漢)나라와 당(唐)나라 정도의 시기에만 실크로드의 교통로로써 이 지역을 중국은 영향력 아래 두었습니다. 중국이 이 지역을 비교적 영토의 개념으로 점유하기 시작한 것은 청(淸)이 중국을 지배했던 18세기 정도 부터입니다. 청은 만주족이 세운 나라로, 중국을 차지하고 한족을 통치하면서, 유목민족의 특성으로 주변 여타 유목 민족들을 자신들의 발 아래에 둡니다.[각주:1] 이후 이 지역의 위구르 인들은 몇 차례 독립을 시도하지만 크게 성공한 적은 없었습니다. 중국도 역시 역사적으로 또한 현재에도, 이 지역을 직접적으로 통치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지역에 대한 중국의 지배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직접 통치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다만 점차 이 지역에 한족의 유입이 늘어나고 있고, 중국 정부도 이른바 '서북공정'을 통해 이 지역을 완전하게 통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장의 위구르 인들은 불평등을 겪고, 문화가 말살되는 등 중국 정부에 반기를 들게 하는 상황이 나타난 것입니다.[각주:2]

 또한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는, 티벳의 경우도 마찬가지이지만 신장의 경우에 결국 19세기~20세기 초반에 전세계에 만연해 있던 제국주의-식민주의와 다를 바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각주:3]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적 질서가 새롭게 개편될 때 패전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독립에 수월하게 성공하였지만, 신장 지역은 그럴 기회가 없었다는 것입니다.[각주:4] 

 신장과 티벳 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중국의 영토에 편입된 관계로 일정 부분 경제가 성장하였다는 이유로 중국의 지배에 긍정적이라고 합니다.[각주:5] 사실 그들이 독립을 원하든, 보다 확실한 자치를 원하든, 편입을 원하든, 그건 제가 이 글에서 다룰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다만 그들의 이번 행동에 대해 중국이 저만큼이나 되는 강제력을 동원할 정당성은 앞에서 언급한 이유들로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자연법 사상에 입각한 인간의 기본권을 언급하지 않고라도 말이죠.

 마지막으로 여타 다른 국가들, 소위 그 중에서도 '강대국'이라고 불리는 국가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중국은 강력한 국가입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 5대 강국'에 들어갈 정도의 국가이지요.[각주:6] 그리고 국제 정치는 철저한 힘의 논리입니다. 압니다만, 이런 일들이 발생할 때마다 그들의 위선에 실소를 금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미국은 얼마전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의 인권을 위해 전쟁을 하고 점령을 했었는데 말입니다.[각주:7] 물론 우리나라도 이러한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요.

 역사라는 말에는 어쩌면 '발전'이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떄론 이 말에 두드러기를 일으키며, 발전이 아닌 '변화'다 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제 생각에는 역사를 둘 중의 한가지 개념으로만 표현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입장입니다. 발전만으로 표현한다면 다시금 민족주의와 제국주의의 광풍이 불어닥칠 위험이 있고, 변화만으로 표현한다면 인류 사회의 진보, 특히 계층의 확장과 발전을 설명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각설하고, 인간 사회에서의 단순한 힘의 논리를 통한 잔혹함이 언젠가는 종결될 수 있을까요? 인간이 그런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겁니다. 전 아직 인간의 이성과 인류 사회의 진보를 신뢰합니다. 그리고 미신과 낡은 관습은 타파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각주:8]

 얼마전에 돌아가신 분이 한 말씀이 생각나는군요.
 "우리 아이들에게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언젠가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라는 말입니다.



  1. '중국의 영토 확장'은 漢나라 정도를 제외하고는 전부 이민족 국가들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唐도 이전에는 한족의 국가로 인식하였으나, 근래들어 이민족이 세운 국가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한족은 본래 이민족의 지역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서역'에 포함되는 신장 지역과 만주 지역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본문으로]
  2. 결국 우리가 '고구려' 에서 분개하는 동북공정과 서북공정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이 역사적으로 자신의 영토에 편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지역을 확실하게 자국의 영토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역사 문제도 결국 여기에서 나옵니다. 다만 동북공정은 대한민국의 국력이 그리 만만하지 않기 때문에 소극적이지만, 서북공정은 훨씬 빠르고 강력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본문으로]
  3. 물론 제국주의는 중국 이외에도 현재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의 경우에 다른 국가나 지역에서는 거의 소멸된 식민주의의 형태가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본문으로]
  4. 물론 중국 이외에도 형식을 달리한 채 여전히 승전국이라는 이유로 그 전통을 계승하는 나라들도 여전히 있다. [본문으로]
  5. 한국에서의 '식민지 근대화론'이 생각 나는 부분입니다. [본문으로]
  6. 5대 강국 체제는 15세기 이래 유럽에서부터 서양 세계가 확대되는 근대의 역사에서 있어 왔던 체제를 이야기 한 것입니다. 현재는 유엔 상임이사국으로 표현된다고 생각합니다. [본문으로]
  7. 뭐 결국 강대국들의 군사 움직임에서 나타나는 명분은 그야말로 '명분'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들 하고 있는 꼴입니다. [본문으로]
  8. '계몽'을 말하는 것입니다. 왜 18세기의 사상이 여기서 나오냐 할 수도 있겠지만, 전 아직 인류 사회의 계몽은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성이 누구에 의해서 선택되었는지는 그 후에 필요한 논쟁이 되겠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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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