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5.25 통곡의 벽 by soul
  2. 2009.05.24 5월 23일 by soul
  3. 2009.05.23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by soul



한국과 한국의 역사에는 벽을 넘으려는 대부분의 이들에게 통곡만을 남겨주는 벽이 있다.

이 벽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견고해져가고,
세상을 판단하는 이성이라는 놈까지 제조해가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지위를 수백년 동안이나 유지해 오고 있다.

그렇다. 우리가 믿고 있는 신념조차 사실은 벽이 자신의 속 영역을 굳게 지키려는 지배 이데올로기일 뿐일 수도 있는 것이다.
벽 속 인간들이 제공하는 이데올로기는 때론 강력한 외부 자극에 의해서 스스로 진화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 진화가 이들이 벽 밖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편안한 순응의 삶과 그 궤적을 함께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 그 이데올로기는 자신들의 가치에 쇠뇌되지 않아서, 자신들의 벽 앞에서 통곡하지 않고 조소를 띄울 만큼의 힘을 가진 이들에게는 빠른 속도로 진화한다.

그렇다. 이들의 이데올로기는 여타 다양한 이름보다는 '순응주의' 라는 말로 가볍게 정리된다.[각주:1] 이들이 벽 바깥 사람들에게 순응을 요구하는 것처럼, 이들은 자신들보다 더 강력한 벽 속 인물들을 만나면 그들에게 순응하고 속하고 싶어 발광을 한다. 발광의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의 이데올로기는 거듭 제조된다.



역사에는 이 통곡의 벽을 무너뜨리려 했던 사람들이 몇 있었다.
그렇다. 난 23일에 서거하신 분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고 있다.



난 이런 이야기를 한다.
세상이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면,
혼자 자신의 옳은 길을 가는 것은 결국 세상의 관점에서는 패배하는 것일 뿐이고, 자신에게도 세상에게도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기에,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그 잘못된 세상에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정조가 스스로 당대 최고의 성리학자가 되었듯이,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 말해본다.

생각들이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난 현실의 세계에서, 특히 정치판에서 선인과 같은 깨끗함으로도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각주:2]

최고가 될 수 없다면 바꿀 수 없다.

자 여기 세상을 바꾸려는 꿈을 가졌고, 많은 이들에게 그 꿈을 심어줬으며, 그 꿈을 함께 갖지 못하는 이들은 설득하려고 노력했던 인물이 있었다.

그 인물은 완전히 깨끗하지는 못했을 것이다.[각주:3]

 

깨끗하지 않으면 털려서 그 자괴감으로 스스로 죽게 하고,
깨끗하면 최고가 될 수 없기에 통곡의 벽을 무너뜨릴 수 없다.
참으로 견고하다.

그럼 벽 속 인물들은 위 논리에 해당되지 않느냐고?
당연히 해당되지 않는다. 그들이 봤을 때 세상은 '원래 그런 것'이다.
지난 수 천년 동안 바뀌지 않았으니 '당연히 ' 앞으로도 바뀌지 않는다.
거기에 저항하는 것은 패배자들의 헛된 노력일 뿐이다. 세상의 논리에 순응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데 왜 안되는 일에 도전하는가? 가 그들의 생각이다.[각주:4]

 

 

노무현 대통령은 잘못 했다.
그는 바보소리 듣고, 순응 안하고, 타협하지 않아도
최고의 자리에 올라 완전히 무너뜨리지는 못했지만, 벽 안 인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최근의 유일한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결국 무너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죄송스럽고, 가슴 아프고, 억울하지만,
역사적으로는 결국 통곡의 벽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는 선례를 다시 한 번 남겼을 뿐이다.


아직 희망은 있다.
우리가 '노무현의 아이들'이 되자 !!
사람이 죽는 것은 사람들에게 잊혀졌을 때라고 했던가!?
어쩌면 노무현 대통령은 어려운 경제라는 방패막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서서히 잃어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강렬한 기억을 남기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그 기억을 잊지 않고
지금부터 서서히 견고한 벽을 무너뜨린다면,
노무현은 결코 실패한게 아닐 것이다.


아직 희망을 가지고 있다.




  1. 예를 들자면, 경쟁? 당연히 벽 속 인물들은 원할 수 밖에 없다. 당신은 지금도 경쟁이라는 말에 공정함이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들이 말하는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새롭게 제시되는 경쟁이 아닌 이상) 도전적인 자세가 아닐 수도 있다.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지 그들은 자신들이 말하는 경쟁을 통해 하찮은 벽 바깥 것들 중 자신의 자질구레한 일들을 처리할 유능한 인재를 선출하고 벽 바깥 인물들을 감시하는데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본문으로]
  2. 정치는 집권이 목표이다. 집권을 위해서는 표를 얻기 위한 행위를 한다. 요컨대, 자신에게 표를 여러장 안겨줄 수 있는 사람의 요구를 만족시켜줘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만으로도 정치인 자신에게 표를 보낸 유권자의 100%가 깨끗한 이상만을 바라고 투표하지 않은 이상 그 정치인이 100% 깨끗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정치는 현실이다. [본문으로]
  3. 돈 문제가 사실이든 아니든 말이다. [본문으로]
  4.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당연히 그 벽은 무너지지 않는다. 난 가장 이상적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개미의 사회가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자신들이 깨끗하지 않은 것도 당연히 이상과 분리된 현실의 지극히 당연한 모습이다. 스스로에게 단연한 일들이기에 대외적으로는 당연히 사죄하거나 발뺌하면 되고, 대내적으로 계속 그짓을 하면 된다. [본문으로]
Posted by soul



초기 상황 입니다.

초반엔 충돌이 꽤 여러번 있었습니다.

경찰의 우려도 이해가 가지만, 조문객들을 막는 처사는 고인의 죽음과 맞물려 사람들에게 꽤나 억울한 감정을 들게 했음은 틀림이 없었을 것입니다.

한가지,
위에서 지시가 내려온 탓인지
대략 해가 지는 저녁 무렵부터 대한문 앞의 통행을 경찰이 조금 허용했는데,
그 이후에는 충돌도 일어나지 않고, 차분하고 조용한 조문행렬만이 있었습니다.

초반의 충돌이 무척이나 덧없이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여러 사람의 존경을 받는 분의 죽음 앞에서
사실 누구도 당일날의 충돌은 바라지 않았을테죠.

진정으로 그분을 아꼈다면 말이죠.
Posted by soul



계속해서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함께 할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깊은 외로움과 고통을 짊어지고 계셨던 최근 몇 달 동안 전 얼마나 당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었나 후회하게 됩니다.

 

어제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떠들석 하게 보낸 일이 무척이나 부끄럽습니다. 죄송합니다. 지켜주지 못해서..



무관심의 결과 당신을 잃고 말았군요.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72013 

이제 우리가 힘을 더 내야합니다.

'Diario Minimo > 사회 ·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유혈 사태 동영상  (0) 2009.07.11
유인촌의 역사 스페셜  (2) 2009.06.11
통곡의 벽  (0) 2009.05.25
5월 23일  (0) 2009.05.24
장하준 교수 "대공황에 버금가는 상황 올 것"  (0) 2008.12.03
Posted by soul